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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입니다.
0. 오랜만입니다.
안녕하세요. 거의 5개월 만에 이렇게 안부를 전합니다.
여름 동안 다들 잘 지내셨는지요.
저는 많이 지쳐 있던 시기를 보냈습니다.
몸 컨디션을 돌보지 못했고, 좋아하는 일도 자주 하지 못했어요.
그러다 보니 가끔 시도해 봐도 예전부터 좋아하던 취미들이 정말 내가 좋아하는 게 맞나 싶을 만큼 무뎌져 있었습니다.
지치면 혼자만의 동굴에 들어가는 게 어느새 습관이 된 것 같아요.
주변 분들께 폐를 끼치기 싫어서 조용히 있으려는 마음도 있고,
그 자리에 가면 또 에너지를 쓰고 허무해질 걸 알아서 미리 지쳐버리기도 합니다.
그래도 막상 저를 찾아주시면 반가운 마음에 찾아가게 돼요.
정말 즐겁게 웃고 시간을 보내는데, 헤어지고 혼자 있는 시간에는 그 즐거움이 금세 빠져나간 듯 허무함이 몰려오기도 합니다.
그럴 때면 기분이 잠깐 가라앉지만, 그것도 지나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하려 합니다.
몇일전 고마우신분이랑 진대를 하면서 하면서 가족이야기를 나눴는데,
그 이후엔 기억에도 없는 아버지가 어떤 분이셨는지 자주 생각합니다.
제가 지금 아버지가 돌아가셨던 나이가 되어서인지,
그때의 아버지도 지금의 저처럼 이런저런 고민을 안고 계셨을지 문득 궁금해지네요.
무엇을 좋아하셨는지, 힘들 때는 어떻게 쉬셨는지, 어떤 삶을 살아오셨고 또 어떤 삶을 살고 싶으셨는지,
대화라도 한번 나눠보고 싶은 날이네요.
얼굴도 목소리도 기억나지 않지만, 같은 나이가 되어 보니 아버지가 조금은 더 가깝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그래도 지금은 크게 힘들다기보다, 잠시 쉬어가는 중이라고 느낍니다.
서두르지 않고 마음이 회복되는 대로 하나씩 다시 해보려 합니다.
찾아주시고 기억해 주시는 분들이 있어서 참 고맙습니다.
다들 환절기에 건강 챙기시고,
다음에는 조금 더 가벼운 소식으로 인사드릴게요.

